국감서 불거진 FM수신칩 논란
사안의 이해를 돕고자 미래부 국정감사 질의자료 (20 16년 9월 26일 국회)를 공개한다. ┗ ' 갤노트 7 라디오 직접 수신 ' 미국은 되고 한국은 안돼 배덕광 의원 ( 이하 배 ) : 최양희 ...
배덕광 의원(이하 배) : 최양희 미래부장관님께 질문하겠습니다. 지난 12일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전국 카카오톡은 2시간 넘게 먹통이 되고, 경주일대는 휴대전화와 문자가 1시간 이상 지연되고, 국민안전처의 긴급재난문자도 오류가 났습니다. 재난경보 시스템이 실패했다고 봐도 됩니까?
최양희 미래부장관(이하 최) : 네.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배 : 대다수 국민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재난경보는 매우 적절한 수단입니다만, 이번 경우처럼 트래픽 폭주로 인해 제 기능을 못하면, 데이터망에 의한 재난경보 시스템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통사의 데이터망은 지진이나 태풍에 의해 파손되거나 침수되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FM라디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전파력을 가지고 있어 매우 유용한 재난대응 매체입니다. 이 부분에 동의하십니까?
최 : 통신기술 발달수준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배 :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제40조3항은“전파 수신이 되지 않는 지하 장소에 재난 라디오방송 수신에 필요한 중계설비를 설치하여야 한다” 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스마트폰에 라디오 기능이 있다면, 재난 발생 시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보는데... 장관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 : 네... 이론적으로는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봅니다만...
배 : 시중에 판매되는 스마트폰에 라디오 칩이 들어 있습니까? 안 들어 있습니까?
최 : 단말기마다 다른 걸로 압니다...
배 : 대부분의 단말기에 들어 있습니다. 화면을 한 번 보시죠. 장관님,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잠시 기다렸다가) 지금 보시는 것은 2년 전에 출시된 삼성 갤럭시S5 내부 회로판입니다. 저렇게 빨간 네모로 표시된 부분이 브로드콤(Broadcom)칩입니다. 저 칩에는 와이파이, 블루투스, FM라디오 모듈 등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다음은 올해 출시된 엘지G5 회로판입니다. 마찬가지로 빨간 네모 부분이 브로드콤 칩으로 역시 FM라디오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관님, 두 단말기의 회로판을 보면 FM라디오 수신 칩이 내장되어 있고, 노이즈 제거와 증폭기능을 담당하는 엘엔에이(LNA)소자도 탑재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이 스마트폰은 라디오를 직접 수신할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최 : 가능하지 않은 걸로 압니다...
안테나를 연결하면 라디오 직접 수신이 가능하고 유선 이어폰은 안테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
배 : 바로 라디오 청취는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라디오칩이 비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재난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 폰은 다릅니다. 지금 보시는 것은 소니폰인데요, 일본 단말기는 저렇게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 라디오 칩이 들어 있고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왜 저렇게 라디오 칩이 스마트폰에 들어가 있는가 하면, 과거 기능별로 흩어져 있던 4개의 칩을 모아 작은 하나의 칩으로 만들면서... 스마트폰에서 오히려 라디오 기능만 쏙 빼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 판매되는 스마트폰에는 이 라디오칩 기능이 죽어 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였지만, 최근 단순한 업데이트로 스마트폰의 라디오칩 기능을 살렸습니다. 저기 보이는 것은 기사 원문인데요. 최신 폰인 갤럭시 S7의 FM라디오 기능이 업데이트로 활성화되었다는 내용입니다. 갤럭시 S7과 엘지 G5 모두 저렇게 가능합니다.
하지만 삼성과 엘지가 국내에서 파는 스마트폰은 이 기능이 비활성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한 번 보시죠! (왼손 갤럭시S3와 오른손 갤럭시S5를 들면서) (왼손) 이것은 4년 전에 출시된 갤럭시S3입니다. (마이크에 가까이 대서 라디오 소리를 들려줌) 들으시는 것처럼 이렇게 안테나만 꽂으면 라디오가 나옵니다.
(왼손 집게손가락으로 S5 회로판을 짚으며) 하지만 2년 전에 출시된 갤럭시 S5는 라디오칩이 죽어 있어서 바로 라디오를 들을 수 없고 앱을 통해서만 라디오를 들을 수 있습니다. 즉, 재난으로 데이터망이 다운되면 최신폰을 가진 사람은 재난경보를 들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장관님, 이 기능이 막혀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양희 미래부 장관 |
최 : 그것은 통신사가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제품 기능에 대해서 제가...
배 : 이통사가 데이터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입니다. 앱으로 하루 2시간씩 라디오를 듣는다면 한 달이면 약 3기가바이트(GB)가 소모됩니다. 이 정도 데이터를 쓰려면 얼마짜리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는지 아십니까?
최 : 잘 모르겠습니다...
배 : 5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해야 합니다. 여기에 동영상이나 팟캐스트를 본다면 요금이 더 올라갑니다. 이게 전부 이통사의 수익이 되는 겁니다. 정부가 혹시 이통사의 수익을 위해 라디오칩 비활성화를 묵인하는 것 아닙니까?
최 : 아닙니다... 전혀 그런 거 없습니다...
배 : 또 여기에는 ‘소비자 기만’도 있습니다. 스마트폰 가격에는 이미 라디오칩 비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제조사가 이를 막는다면, 소비자를 기만한 걸로 볼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 : 그렇게도 볼 수 있지만... 그거는 제가 좀더 검토를 해봐야 할 거 같고... 또 이거는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이 아닌가...
배 : 라디오칩 활성화는 장점이 많습니다. 앱 사용 때보다 배터리 소모가 최고 1/10로 줄어들기 때문에 사용자 편익이 증가하고 또 라디오는 무료이므로 데이터를 안 써도 됩니다. 가장 큰 장점은 재난망으로서 최고의 안전성을 가진다는 점입니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본 위원은 이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기억하십니까?
최 : 네, 기억합니다...
배 : 그때 장관은 “국민안전처와 협의하겠다”고 했는데 답변서는 이렇게 왔습니다. 작년 10월 27, 28, 29일 국민안전처와 통화했다...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미래부는 이런 식으로 일합니까? 답변해보세요.
최 :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미래부 정보통신산업과가 국감에 제출한 자료에는 미래부는 국민안전처와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 및 LG전자와 5회 접촉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이하는 이를 날짜순으로 나타낸 것이다.
- 2015년 10월 19일 LG전자 정책협력팀 차장
- 2015년 10월 22알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과장
- 2015년 10월 27일 국민안전처 재난정보통신과, 안전기획과(전화통화)
- 2015년 10월 28일 국민안전처 재난정도통신과(전화통화)
- 2015년 10월 29일 국민안전처 자연재난대응과(전화통화)
배덕광 의원실은 자체 조사를 통해 미래부의 답변이 거짓이며 국민안전처와 유선상으로 접촉 한 적이 없었던 점을 지적했다. 최양희 장관도 이를 인정했다.
배 : 심지어 이것도 허위입니다. 국민안전처에 확인해보니, 미래부와 연락도 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장관님, 어떻게 된 겁니까?
최 :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배 : 올초 미래부는 삼성과 엘지가 부정적이라며 ‘스마트폰 라디오칩 활성화를 포기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정말로 삼성과 엘지 때문에 포기하는 겁니까?
최 : 그렇지 않습니다. 제조사 의견을 청취했을 뿐으로...
단말기 제조사는 라디오 수신강도를 높이기 위해 ‘증폭칩’을 설치하면 제조단가가 올라간다고 주장하지만 저가폰이나 LG F70 등의 보급폰에 라디오 기능이 있으므로 최 장관의 발언은 변명이라는 게 배덕광 의원실의 입장이다.
현재 해당 사안은 미래부내 타부서로 이관된 상태다. 담당 공무원은 제조사 및 관계 부처의 의견수렴 단계라는 점을 들어, 어떠한 입장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백브리핑으로 관계자가 밝힌 부분은 추후 다시 짚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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